
한국지엠이 발표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국회의원단과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한국지엠 경영진의 일방적인 결정을 비판하며 고용 안정과 한국 자동차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촉구했다.
■ 일방적 구조조정 발표에 노조 '분노'
한국지엠 경영진은 지난 5월 28일, 급변하는 산업 환경과 비즈니스 효율성 확보를 이유로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의 순차적 매각과 부평공장 내 일부 토지 매각을 추진한다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이 소식에 직원들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실망을 넘어선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한국지엠 노동조합 창립 54주년 기념행사를 불과 3일 앞두고 발표된 점은 상도와 문화적 예의에 어긋나는 파렴치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한국지엠은 단순한 기업을 넘어 한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부평, 창원, 보령 공장과 GMTCK(연구개발 법인), 그리고 500여 개에 달하는 1차 부품사는 물론 2·3·4차 부품 납품사와 판매, 협력정비업체까지 포함하면 직간접적으로 약 20만 명의 고용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번 구조조정의 파급효과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매우 크다.
■ 막대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매각 카드' 꺼내든 GM
한국지엠 경영진이 내놓은 구조조정 계획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한국지엠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누적 3조 9200억 원의 이익과 2조 26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수출 비중이 90% 이상이며, 이 중 미국 수출이 85% 이상을 차지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2025년 초 생산 계획이었던 38만 대에 3만 1000대가 추가되어 생산 계획이 43만 대까지 확대되는 등 긍정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2018년 군산공장 폐쇄와 한국 철수설이 공론화되면서 GM 본사는 한국 정부로부터 8100억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이후 연구개발과 생산 공장은 두 개의 법인으로 분리되었고, 군산공장 부지와 부평2공장, 서울·동서울정비 부지 등 핵심 자산이 매각되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GM 본사에 이전가격, 로열티, 업무지원비 등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며, 막대한 공적자금과 부동산 매각 수익, 영업이익이 어디로 사라졌기에 또다시 '재정 지속가능성'을 명분으로 공장 부지 매각을 추진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 신의성실 저버린 경영진, 2대 주주인 정부와 노동자 기망
한국지엠 경영진이 그동안 노동조합에 수차례 강조했던 '신의성실'은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약 5천 명의 조합원과 가족이 참여하는 노동조합 창립 54주년 행사를 불과 3일 앞두고 기습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2025년 노사 간 임금교섭 첫 상견례를 몇 시간 앞두고 GM 본사와의 긴급회의를 이유로 교섭 불참을 통보하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였다.
박선원, 허성무, 신장식, 한창민 국회의원실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한국지엠 경영진은 발표 하루 전인 27일 오후 2시경 한국지엠 지분 17.02%를 보유한 산업은행 측에 구조조정 계획을 사전에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대 주주인 한국 정부와 노동조합, 그리고 직원들을 기망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내수 판매 외면, 직영 정비 사업소 폐쇄는 고객 책임 방기
한국지엠의 내수판매 점유율은 2017년 8.57%(13만 2377대)에서 지난해 1.82%(2만 4495대)로 80% 이상 급감했다. 한국지엠 판매대리점협의회는 2017년 337개였던 판매대리점이 2024년 60개로, 영업직원도 3035명에서 600명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지엠정비사업자연합회는 협력업체 정비사업소가 2021년 423개에서 2025년 4월 393개로 줄어드는 등 심각한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노동조합은 내수 판매 활성화를 위해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북미 수출용 뷰익 앙코르GX와 뷰익 엔비스타 차량을 국내에 판매할 것을 일관되게 요구해왔다.
한국지엠 사장이 추진하는 9개 직영 정비 사업소 폐쇄와 부지 매각은 고객에 대한 무한 책임을 저버리는 매우 도발적이고 이례적인 시도라는 지적이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 중 직영 정비 사업소를 운영하지 않는 회사는 없으며, 어려움을 겪는 르노코리아와 KGM도 직영 정비 사업소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는 외국인 투자 기업이 한국 사회의 오랜 전통인 '무한 고객 만족'을 위한 직영 정비 사업소 폐쇄의 빗장을 풀고 기업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행위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법적, 제도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허황된 꿈 포기하고, 신차 투입 등 투자 계획 밝혀라
한국지엠 부평공장에는 유휴 부지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GM 본사가 '지속 가능성 확보'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지금 당장 부평 공장과 창원 공장에 대한 신차 투입을 확정하고, 가동이 멈춘 부평 2공장과 전기차 전환에 따른 엔진 공장에 대한 새로운 투자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한국지엠 경영진이 막대한 영업이익에 기여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억압하거나,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조합의 합법적 권리를 탄압하려는 의도, 또는 2027년 말 종료될 한국 정부와 GM 본사 간의 재계약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일방적인 지원을 기대한다면, 그 허황된 꿈을 지금 당장 포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회의원들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새로운 국민주권시대를 표방하는 새 정부와 함께 관계 부처와 협력하여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다양성 확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짐했다. 특히 20만 명의 직간접 고용을 책임지는 한국지엠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국회의원단 모임을 확대하고 국민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20만 명 고용 '흔들'…직영 서비스센터 매각에 노조·국회 반발
한국지엠이 발표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국회의원단과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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