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노동·시민사회, 반도체특별법 저지 선언… '재벌 특혜 법안'

뉴스필드 2025. 2. 10. 23:47

반도체특별법이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하고 재벌에 특혜를 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으로 구성된 ‘재벌 특혜 반도체특별법 저지·노동시간 연장 반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0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특별법 저지를 위한 활동을 본격화했다.

공동행동은 반도체특별법이 노동자의 건강권과 생태를 파괴하고, 재벌에 특혜를 주는 내용으로 채워졌다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산업의 위기, 기업의 경영 실패는 사용자의 무능 때문이지 노동자가 일을 덜 해서가 아니다. 그런데 윤석열의 주 69시간에 이어 거대 양당이 법정 노동시간 적용 예외를 들먹이고 있다.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탄핵 광장의 분노만 더 커지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동행동은 “특별법에는 법정 노동시간 적용 예외뿐만 아니라 재벌 특혜 내용으로 가득하다. 특정 산업과 기업에 보조금,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전력이나 용수, 도로 등 국가 자원의 이용도 자본의 입맛대로 하는 것은 재벌 특혜이자 기후 부정의”라고 강조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몰아서 일하는 게 왜 안 되느냐’는 주장에 호응하며 장시간 불규칙 노동을 옹호하고 나섰다. 정말 몰라서 묻는 말인지 되묻는다. 노동시간 단축과 불규칙 노동에 대한 규제는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과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해 인류가 오랜 시간 투쟁으로 쟁취한 역사의 성과다. 또다시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근대 이전으로 돌리려고 하는가”라며 반문했다.

이상섭 민주노총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반도체특별법은 노동시간 상한을 두고 있는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한다. 헌법상 노동3권을 해체하는 문제까지 초래할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광장 시민을 배신하고, 내란 공범 국민의힘과 노동자를 죽이는 일의 공범이 되지 말라. 금속노조는 특별법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며 관련 논의가 중단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은 “반도체특별법 관련 노동시간 논의는 역행이 명백하다. 실용, 합리, 현실적이라는 등의 어떤 단어로도 포장할 수 없는 개악이다.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 세계 최고를 자랑할 때 노동시간 예외를 요구하지 않았다. 금속노련 산하 반도체 관련 사업장 어디에서도 노동시간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이런 역행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은혜 기후정의동맹 활동가는 “법정 노동시간 적용 예외를 제외하면 양당은 반도체특별법에 이견이 없다고 한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가 있나. 특별법으로 속도를 내려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하루 80만 톤 이상의 물을 필요로 한다. 이는 하천의 물을 싹 말려버릴 것이다. 또 반도체 클러스터 전체 필요 용량 16GW는 수도권 최대 전력 수요의 40%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반도체 기업을 지키기 위한 자본의 로비에 공적 자원과 생태계, 공공재를 제물로 바치는 지금의 반도체특별법은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한솔 노동건강연대 활동가는 “노동시간 증가가 아닌 유연화라고 말한들 노동자의 삶과 건강을 망가뜨리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노동자의 건강과 일상을 빼앗는 일을 ‘경쟁력 창출’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서는 안 된다. 조선업계도 노동시간 적용 제외해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너도나도 제외되는 원칙이 무슨 원칙인가. 한국 기업은 언제까지 노동자를 쥐어짜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창출할 건지 되묻고 싶다”고 전했다.

박주영 노무사는 “지금도 탄력근로제, 특별연장근로 인가 제도를 통해 주 64시간까지 일을 시킬 수 있다. 지금 장시간 노동을 못 해서 산업 혁신이 안 되고, 연구개발을 못 하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렇지 않다. 재벌 자본이 원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아도 사용자가 원할 때 마음대로 일을 시킬 수 있는 ‘노동시간 갑질’을 허용해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장시간, 불규칙 노동으로 노동자들이 쓰러지는 다이인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공동행동은 오는 13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어 현장 노동자의 증언을 듣고, 특별법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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