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5분의 1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위기에 처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이 52곳으로 지난해 대비 8곳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디스플레이, SK온 등 주요 기업들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을 기록하며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2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국내 500대 기업 중 금융사를 제외한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271곳을 대상으로 2023년 3분기부터 2024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을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 이자비용은 27조21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조2231억원에 비해 7.9%(1조9914억원) 증가한 수치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35조29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6조374억원보다 77.9%(59조2625억원) 증가했다. SK하이닉스(23조4609억원↑), 삼성전자(22조4910억원↑), 한국전력공사(12조399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가 전체 증가액의 98.5%(58조3509억원)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이자보상배율도 지난해 3분기 3.01에서 올해 3분기 4.97로 1.96 상승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3분기 4.34에서 올해 3분기 3.98로 0.36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지난해에 비해 8곳 증가해 총 52곳에 이르렀다. 지난해 3분기에는 44곳(16.2%)이었고, 올해는 8곳(3.0%p) 늘어났다.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LG디스플레이, SK온, 한화솔루션,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등 29곳이었으며, 이자보상배율이 0 이상 1 미만인 기업도 태영건설(0.05), SK인천석유화학(0.15), HJ중공업(0.16) 등 23곳에 달했다.
더불어 2022년 3분기부터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도 16곳에 이른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이자비용이 △2022년 3분기 2840억원, △2023년 3분기 5086억원, △올해 3분기 69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2년 3분기 -1조2093억원, △2023년 3분기 -2조6419억원, △올해 3분기 -6437억원으로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의 이자비용도 △2022년 3분기 1129억원, △2023년 3분기 3365억원, △올해 3분기 6351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022년 3분기 -7347억원, △2023년 3분기 -5632억원, △올해 3분기 -7676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 역시 이자비용이 △2022년 3분기 3646억원, △2023년 3분기 4418억원, △올해 3분기 4668억원으로 매년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3분기 2932억원, △2023년 3분기 3060억원, △올해 3분기 3259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17개 업종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업종은 석유화학 업종이 유일했으며, 이 업종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83.3% 감소해 이자보상비율이 0.42에 그쳤다.
석유화학 업종 기업들의 이자비용은 2023년 3분기 3조608억원에서 올해 3분기 3조7733억원으로 23.3%(7125억원)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조5064억원에서 1조5843억원으로 83.3%(7조9221억원)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GS칼텍스(1조2212억원↓), 에쓰오일(1조2112억원↓), LG화학(1조1129억원↓) 등 21곳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이자보상배율은 2023년 3분기 3.11에서 올해 3분기 0.42로 2.69 감소했다.
반면, 2021년 3분기부터 3년 동안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던 기업 중 올해 이를 극복한 곳은 한국전력공사, HD현대미포, HD현대중공업, CJ CGV 등 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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