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와 폭염의 대가: KCC 근로자 사망 사건의 진실은?

“공장장님을 만나러 1층에서 2층 올라가 공장장님 계시는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내내 시원했습니다. 아빠도 이런 환경에서 일을 했다면 과연 사망을 했을까요?” – 유가족 호소문 中

전북 완주 KCC 전주2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유가족과 노동조합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고인은 폭염 속에서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과로로 인한 사망이 의심되고 있다. 유가족은 “아빠가 이런 환경에서 일을 했다면 과연 사망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숨질 수밖에 없는 작업 환경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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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화섬식품노조 KCC 전주 도료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9시 20분경 KCC 전주2공장 항온항습실에서 최(54)모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최씨는 사무실에서 혼자 있다가 동료 직원에 의해 발견되었고, 이후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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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최씨가 폭염 속에서 38도까지 치솟는 열악한 환경에서 평균 56시간 과로하며 근무한 것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씨는 항온항습실이 아닌 건축용 페인트 생산 현장에서 주로 일했으며, 공장에 냉방시설이 없어 여름 내내 대형 선풍기만으로 근근히 작업했다고 전했다.

열악한 작업 환경, 과로사 의혹: KCC 전주2공장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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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노조는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는 테스트를 위해 항온항습실에 들어갔다가 숨졌을 뿐, 주로 일했던 현장은 폭염 대책이 전혀 없었다”며 “야간에는 열대야, 오후에는 기계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로 견디기 힘든 조건 속에서 근무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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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회사의 특별 연장근로 정책에 따라 노동자들은 주 52시간을 자주 초과해 근무해야 했다”며 “최씨는 숨지기 전 12주 동안 평균 56시간 근무했으며, 아내에게 일이 너무 많아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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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근로자의 사망이 업무상 과로로 인한 경우, 이를 과로사로 인정한다.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과로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 시간을 3단계로 세분화하여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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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근무 시간이 6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업무와의 관련성이 강하게 인정된다. 둘째, 12주 동안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할 경우,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더라도, 가중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에는 업무와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3층으로 구성된 KCC전주2공장 전경. 다음 로드뷰.

업무 부담의 가중요인으로는 예측이 어려운 근무 일정, 교대제 근무, 휴일 부족, 한랭이나 소음 등 유해한 작업환경,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잦은 시차 출장이 있는 업무, 그리고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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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전주2공장 노동 환경 개선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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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CC 측은 고인의 최근 12주 평균 근무시간이 49.5시간이라고 주장하며 반박했다. 이 데이터는 5월 5주부터 8월 2주까지의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KCC는 과로사 판단 기준에 따라, 평균 근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성이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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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노조 측은 최 씨의 최근 12주간의 평균 근무시간이 56시간에 달하고 있으며,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근무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특히, 근로자가 휴가를 간 주에는 근무시간이 줄어들지만, 만약 휴가가 없었다면 60시간 이상 근무했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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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산업재해 인증 기준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야간 근무 시 법적으로 가산되는 30%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러한 가산을 고려했을 때, 실제 근무시간이 56.4시간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현재의 근무 환경이 과로사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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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변호사와 협력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회사가 이를 면피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축소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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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노조는 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해 열악한 근무 환경과 과로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회사는 노조의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소집 요청마저도 회피하고 있으며, 안타까운 조합원의 죽음 앞에 개인 질병을 언급하며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부는 KCC 전주2공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즉각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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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살려주세요” 유족들, KCC에 책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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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족들은 “사랑하는 아빠를 살려주세요. 이제는 그 얼굴을 볼 수 없다”라며 애통한 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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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동생은 아빠가 그립고 보고 싶다고 매일 울고 있으며, 가족은 “초기 대응이 신속했다면 아빠가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늦게 발견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말만 할 뿐,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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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가족은 “올해가 가장 무더운 여름이라는 이야기처럼, 아빠가 일하던 공장에는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셨다”고 말했다. 가족은 “공장장님 사무실은 시원했지만, 아빠는 이런 환경에서 일을 하셨다면 과연 사망했을까?”라며 개선되지 않는 작업 환경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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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과 야간을 번갈아 가며 일하는 직원들의 고통을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준다면 KCC의 작업 환경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KCC는 지역 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기업이지만, 아빠를 잃은 후 가족은 이 기업에 대한 자랑스러운 감정을 잃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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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아빠의 희생 앞에 도의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회사를 보며 약자로서 두려움을 느꼈다”며, “회사는 더 이상 아빠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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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고인 사망 관련 입장 발표 및 부검 결과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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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전주2공장 측은 “정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본 건을 협의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한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성실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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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는 고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회사는 고인의 사망 원인을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성실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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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는 노조 측의 주장 중 일부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했다. 고인은 근무 교대를 위해 출근한 후, 근무 대기 중 의식을 잃었으며, 이후 약 2시간 동안 방치된 상태로 발견되었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 “고인은 사망일인 8월 20일 오전 8시 30분경 동료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되며, 최초 발견 시간인 9시 17분까지 47분이 소요됐다. 발견 즉시 심폐소생술과 AED 제세동기를 사용해 119에 신고하였고, 6분 내에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해 응급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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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KCC는 고인이 근무한 환경에 대해 설명했다. 고인은 마감탱크 주변과 QC/컨트롤룸, 항온항습실에서 근무했으며, 마감탱크 주변에는 선풍기가 비치되어 있고 실내온도는 30~33도 사이였다. QC/컨트롤룸 및 항온항습실은 공조 및 에어컨이 가동되는 공간으로, 전체 근무 시간의 약 70%가 에어컨이 설치된 곳에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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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KCC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소집 요청에 대해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KCC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매 분기 말에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9월 정기 회의에서 본 건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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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와 폭염의 대가: KCC 근로자 사망 사건의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