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롯데마트 ‘한 통 가득’ 치킨…실제론 반 통? 소비자 “눈속임”

뉴스필드 2025. 7. 3. 16:43
롯데마트에서 판매된 ‘한 통 가득’ 치킨 제품의 내부 포장 구조. 붉은 네모 안에는 구멍이 뚫린 원형 받침대와 이를 지지하는 수직 종이 구조물이 보인다. 이 구조물 아래에는 닭이 들어 있지 않아, 제품 외관과 달리 실제 내용물은 ‘한 통’이 채워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보자 제공>
 

롯데마트의 튀김닭 제품이 실제보다 부풀려 보이게 설계된 포장으로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소비자 A씨는 3일 뉴스필드에 “‘한 통 가득’이라는 문구를 보고 용기 전체에 닭이 꽉 차 있을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종이를 수직으로 세워 공간을 채워놓은 구조였다”며 “실제보다 많아 보이도록 만든 포장이 오히려 기만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측은 “기름 흡수와 통풍을 위한 기능성 구조”라고 해명했지만, 이런 설명이 납득된다면 오히려 제품 외관에 해당 구조에 대해 명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통 가득’이라는 문구와 함께 받침 구조에 대한 안내가 부착됐다면, 소비자들은 구조적 기능도 이해하고, 제품 선택 시 혼란도 줄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롯데마트에 진열돼 있는 한통가득 치킨 모습. KBS 캡처.
 

하지만 기자의 반복적인 질문에도 불구하고, 롯데마트는 ‘오해라면 유감이지만 과대포장은 아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포장 방식 논란을 넘어, 롯데쇼핑이 강조해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충돌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롯데는 ‘RE:EARTH’ 브랜드를 통해 친환경 포장과 소비자 신뢰 회복을 강조해온 만큼, 현장 실천과의 괴리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 ESG 선포 3년…“‘더 나은 지구’ 외쳤지만, 정작 소비자 신뢰는 뒷전”

롯데쇼핑은 2021년을 ESG 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다시 지구를 새롭게, 함께 더 나은 지구를 위해’라는 비전을 내걸었다. 같은 해, 롯데마트에서 시작된 친환경 캠페인 브랜드 ‘RE:EARTH’는 전 사업부로 확대됐다.

RE:EARTH는 단순한 마케팅 캠페인을 넘어, 친환경 포장 확대와 자원 감축,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실천 프로젝트로 소개돼 왔다. 해변 정화, 업사이클링, 친환경 패키징 적용 등 고객 참여형 캠페인을 지속해왔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한 통 가득’ 포장 논란은 이러한 브랜드 철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과대 포장을 유도할 수 있는 구조와 시각적 착시는, 자원 감축은커녕 불필요한 폐기물을 유발하는 설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RE:EARTH가 친환경 포장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면서도, 정작 현실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된 방식은 ‘양을 많아 보이게 하기 위한 비효율적 포장’이었다는 점에서 내부 모순이 드러난다.

이 때문에 ESG 실천 의지가 과연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 “RE:USE 외치면서 과대포장?”…환경단체 “제품 단위에서 실천하라”

RE:EARTH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RE:USE’는 폐기물 감축과 자원 순환을 핵심 목표로 내세운다. 롯데쇼핑은 “상품 유통 전반에 자원 선순환 구조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히며 순환경제 기반 ESG 경영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같은 비전과 동떨어진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한 통 가득’ 논란은 실제 내용물보다 부풀려 보이도록 설계된 포장 구조로 인해, 시각적 과대포장과 자원 낭비를 동시에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등 단체들은 “롯데마트는 2020년에도 과대포장 문제로 지적을 받은 바 있다”면서 “여전히 개선 없이 유사한 포장을 반복하는 것은 소비자 기만이며, ESG 실천은 구호가 아니라 제품 단위에서 증명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 “1조 ESG 투자”…그런데 포장 하나 바꾸지 못한 롯데?

롯데쇼핑은 2023년 NH농협은행·하나은행과 1조 원 규모의 ESG 협약을 체결하고, 에너지 절감, 탄소중립, 협력사 상생 등의 과제를 수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태양광 발전, LED 조명 교체, 대출 펀드 조성 등 굵직한 계획도 함께 제시됐다.

하지만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소비자가 매장에서 바로 접하는 단일 조리식품의 포장 하나조차 ESG 기준에 맞춰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겉과 속이 다른 ESG’라는 비판이 나온다.

ESG 전문가들은 “RE:USE나 RE:EARTH와 같은 브랜드 캠페인이 아무리 거창해도, 실제 소비 경험에서 동떨어져 있다면 오히려 불신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번 논란은 ESG 경영이 실질적 실행 없이 형식에 그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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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한 통 가득’ 치킨…실제론 반 통? 소비자 “눈속임”

롯데마트의 튀김닭 제품이 실제보다 부풀려 보이게 설계된 포장으로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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