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방산 기업 LIG넥스원이 갑작스러운 '비상경영' 선언으로 내부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3조 3천억 원의 매출과 2,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1천억 원 규모의 환손실을 이유로 위기 경영을 선포한 것에 대해 내부에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익현 대표이사의 경영 판단 미숙과 그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려는 태도가 노사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 실적 호조 속 비상경영 선포, 그 이유는?
22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8일 판교 사옥에서 긴급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전사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알렸다. 이 자리에는 신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과 약 500명의 직원이 참석했다. 신 대표는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 경쟁 심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생산 설비 확충, 연구 개발 투자 확대를 비상경영의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나 20조 원이 넘는 수주 잔고와 지속적인 실적 개선, 수주 증가 추세 속에서의 '비상경영' 발표는 회사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라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LIG넥스원의 수주액은 최근 3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하여 20조 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역시 3조 8천억 원의 매출과 3천억 원의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세라면 향후 10년간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이 확보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신 대표는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명분 삼아 직원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환율 리스크 관리 실패 논란과 불공정한 성과 보상
직원들 사이에서는 "환율 변동 위험은 기업이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요소였으며, 이번 환손실은 결국 경영진의 리스크 관리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불만이 팽배하다. LIG넥스원은 고환율 상황에서 파생 상품 거래로 오히려 환손실 규모를 키운 것으로 알려져, 이는 경영진의 안일한 판단이 초래한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지난해 성과에 대한 보상 수준은 직원들의 불만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LIG넥스원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지만, 이는 기본급의 100%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경쟁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본급의 710%와 일시금 500만 원, 현대로템이 기본급 500%와 일시금 1,800만 원을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회사의 뛰어난 실적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성과 보상은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내부 동요를 야기하고 있다.
■ 반복되는 위기 과장과 책임 회피, 기업 신뢰도 추락 우려
문제는 이러한 '비상경영' 조치가 과거에도 반복된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LIG넥스원은 2019년에도 일시적인 수익 감소를 이유로 '선제적 대응'을 명목으로 구조조정성 인사 조치를 단행했으나, 이듬해 곧바로 실적 반등을 이루면서 비판 여론에 직면한 바 있다. 신 대표 체제 하에서 반복되는 위기 상황 과장과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 회피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신뢰도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부 직원들은 현재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노조법 위헌 심판 결과를 주시하며 점심시간을 이용한 시위 등 단체 행동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 산업의 특성상 파업권이 제한되어 있지만, 정당한 쟁의권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는 LIG넥스원이 추진 중인 미국의 유도 로켓 '비궁' 수출 프로젝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부 갈등이 지속될 경우, 회사의 대외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방산 수출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전문가 지적과 LIG넥스원 입장
전문가들은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도 직원들에게 긴축 경영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환율 리스크 관리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려 하지 말고, 경영진 스스로가 먼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LIG넥스원은 공식 입장을 통해 "지난 4월 8일 직원과 경영진의 '공개' 소통 간담회인 L-Committee를 개최했으며, 이는 3년 전부터 이어져 온 임직원 소통을 위한 타운홀 미팅 형식의 자리였다"고 밝혔다. 또한 "간담회에서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공식 선포한 것은 사실이 아니며, 비상경영 언급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K방산의 위상과 지속적인 개발 및 투자 필요성에 대한 경영진의 기본적인 경영 철학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답변이었다"고 해명했다. 덧붙여 "회사는 앞으로도 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IG넥스원 신익현 대표의 경영 시험대, '비상경영' 논란 속 해법 찾을까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방산 기업 LIG넥스원이 갑작스러운 '비상경영' 선언으로 내부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3조 3천억 원의 매출과 2,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1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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