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2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3일 서울 용산구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을 강력히 규탄했다.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와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등 이들 단체는 미국의 군사 행동이 국제법 위반이며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월 21일(현지 시각)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핵시설인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3곳을 폭격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에 이어 미국이 직접 군사행동에 나선 것으로, 사실상 대(對) 이란 전쟁을 개시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번 미국의 공격으로 인해 중동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위험에 처했으며, 전 세계 평화와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단체들은 지적했다.
■ "국제법 위반"…미국의 불법적 이란 핵시설 공격 규탄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이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위배되는 명백한 침략 행위라고 규탄했다. 핵 시설에 대한 무력 공격은 국제법상 명백히 금지되어 있으며, 방사능 누출 등 전 세계에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자국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 공격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이란 본토를 선제공격한 것은 유엔 헌장 2조 4항과 51조 위반이자, 과거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침공 당시 주장했던 ‘예방 전쟁’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미국의 이번 공격이 정당성을 결여한 불법 침공이며, 이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위협 제거’를 무력 공격의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가당찮다"고 일축했다. 지난 12일 이란을 선제공격한 이스라엘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역사를 바꿀 대담한 결정”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우리 존재 자체를 위협하고 세계 평화를 위태롭게 했다”고 주장했다.
■ "적반하장"…이스라엘 핵 위협이 중동 평화 저해
시민사회단체들은 중동 지역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가 이스라엘뿐임을 상기시키며, 이스라엘이 ‘핵 위협 제거’를 이유로 이란을 선제공격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중동 지역에서 제거해야 할 현존하는 핵 위협은 이스라엘이 보유한 핵무기라고 주장했다. 1995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무기연장 조건도 ‘중동지역 비핵지대화’였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의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지원과 옹호 속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5만 명 이상을 학살하며 600일 넘게 전쟁범죄를 저질렀고, 시리아, 예멘, 레바논 등 중동 곳곳을 침공하며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핵시설에 대한 무력 공격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경고하며, “IAEA가 완벽한 사찰 시스템을 통해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에 외교적 해법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일방주의와 이중기준이 국제핵비확산체제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의무 사항인 ‘핵보유국의 핵군축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NPT 미가입국이자 사실상 핵보유국인 이스라엘과 공조하여 NPT 회원국인 비핵국가 이란의 핵시설 폭격을 강행하고 추가 공격까지 예고하는 것은 국제핵비확산체제의 기초를 흔드는 폭거라고 역설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일탈 행위가 국제 핵비확산체제를 뒤흔드는 가장 큰 도전이며, 특히 미국이 조약상의 의무를 무시하고 배타적으로 이스라엘을 편듦으로써 다른 비핵국가들에게 비핵 약속의 준수를 요구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 대화와 협상만이 위기 해법…외교적 노력 촉구
미국의 공격 이후 이란 국회 외교정책위원회 위원장 아바스 골루 의원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할 법적 권리를 갖는다고 언급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는 미국의 무력 행동이 가져올 파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의 무력 사용이 이란의 체제 붕괴까지 노리고 있으며, 중동과 전 세계를 원치 않는 국제 분쟁에 연루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단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모든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직 대화와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법만이 지금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전 지구적인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국제사회의 현명하고 단호한 대응이 절실하다.
중동 핵 위기 고조: 시민사회,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강력 규탄
212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3일 서울 용산구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을 강력히 규탄했다.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와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newsfield.net
'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의로운 전환,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 5만 국민동의청원 본격 돌입 (0) | 2025.06.24 |
---|---|
하나저축은행, 5060세대 맞춤 ‘하나더넥스트 시니어 회전 예금’ 출시…최대 연 2.9% (0) | 2025.06.24 |
"불법파견 책임 회피" 현대차, 사망 노동자 유가족에 '소송 떠넘기기' 논란 확산 (2) | 2025.06.23 |
대전시, 노인생활지원사 처우 개선 ‘뒷전’…복지 정책 역행 논란 (1) | 2025.06.22 |
롯데칠성 물류업체 신영LS, '불법' 의혹 휩싸여… 노동자들 "피해 전가" 규탄 (0) | 2025.06.22 |